양도세 중과 부활 한 달, 매물 잠기고 집값 뛴 이유
“평가사님, 요즘 신고가 기사 보면 저게 진짜 시세가 맞나 싶어요. 거래는 없다는데 호가만 오르고… 저 가격을 믿고 평가 받아도 되는건가요?”
요즘 가장 자주 받는 질문입니다. 특히 상속, 증여 감정평가할떄는 의뢰인분 들이 하루가 다르게 뛰는 시세를 보고 한숨을 쉬시곤 합니다. 가격이라는 게 거래가 충분히 쌓일 때는 누가 봐도 명확하지만, 거래가 마른 시장에서는 숫자 하나하나를 의심하며 봐야 하거든요. 2026년 5월 10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부활한 지 한 달이 지난 지금이 딱 그런 시장입니다. 거래는 줄었는데 가격은 오르는, 언뜻 모순처럼 보이는 장세. 한 달치 데이터를 펼쳐놓고 이 모순의 구조를 분석해 보겠습니다.

한 달 성적표 — 거래는 마르고 가격은 뛰었다
먼저 사실관계부터 확인하겠습니다. 2026년 6월 11일까지 나온 집계 기준입니다.
- 거래 32% 급감 — 중과 부활 후 한 달(5.10~6.10)간 서울 아파트 거래가 직전 같은 기간 대비 약 32% 줄었습니다(대한경제, 2026.6.11).
- 매물 회수 — 절세 매물을 서둘러 처분하던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서울 토지거래허가 신청은 부활 열흘 만에 60%(뉴시스, 2026.5.26), 한 달 기준으로도 44% 줄었고 시장에서는 매물 7,000건이 사라졌습니다(서울경제, 2026.6.11).
- 가격은 상승 지속 — 한국부동산원 주간 통계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70주 연속 올랐고(6월 첫째 주 +0.25%), 6월에도 상승폭이 줄지 않고 있습니다.

공급(매물)은 줄었는데 수요는 그대로니 남은 매물의 호가가 오릅니다. 구조 자체는 단순한데, 문제는 이렇게 만들어진 가격을 어디까지 신뢰할 수 있느냐입니다. 이 얘기는 글 후반부에서 따로 다루겠습니다.
왜 매물이 잠겼나 — 세율 구조를 보면 답이 나온다
매도자가 시장에서 퇴장한 이유는 세율 구조에 그대로 적혀 있습니다. 양도세 중과는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파는 다주택자에게 기본세율(6~45%)에 가산세율을 얹는 제도입니다. 2026년 6월 기준으로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 이상은 30%포인트가 가산되고, 지방소득세까지 포함하면 실효 최고세율이 82.5%에 이릅니다. 중과 대상은 장기보유특별공제에서도 배제됩니다. 세율표 원문은 국세청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체감을 위해 양도차익(과세표준) 5억 원으로 단순 비교를 해보겠습니다. 장기보유특별공제와 기본공제 등은 생략한 예시 계산입니다.
- 중과 없음(일반): 세율 40% 적용 → 약 1억 9,100만 원 (지방소득세 포함)
- 2주택 중과(+20%p): 세율 60% 적용 → 약 3억 100만 원
- 3주택 중과(+30%p): 세율 70% 적용 → 약 3억 5,600만 원
같은 집, 같은 차익인데 제도 하나로 세금이 1억 6,000만 원 넘게 벌어집니다. 실제로 중과 시행 직전인 5월 초에는 한 대기업 회장이 한남동 주택을 255억 원에 서둘러 매각해 세금 수십억 원을 줄였다는 보도까지 나왔습니다. 이 계산을 끝낸 다주택자들이 “파느니 버틴다”로 돌아선 것이 지금의 매물 잠김입니다. 다만 위 수치는 어디까지나 구조를 보여주는 예시이고, 실제 세액은 보유 기간·공제·주택 수 판정에 따라 크게 달라지니 개별 사안은 세무사 확인이 필요합니다.
팔린 매물의 정체 — ‘강남만 남기고 털자’
그런데 거래가 모두 멈춘 건 아닙니다. 팔린 물건들을 들여다보면 시장의 방향이 읽힙니다. 중과 시행을 전후한 5월, 성동·강동 등 한강벨트 지역 거래의 3분의 1이 다주택자가 내놓은 매물이었다는 등기자료 분석이 있습니다(매일경제, 2026.6.1). 다주택자들이 비핵심 지역 주택을 정리하고 상급지 한 채로 좁히는,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재편이 한 달 내내 진행된 겁니다. 같은 기간 서초 원베일리에서는 100억 원 거래가 다시 나왔습니다(헤럴드경제, 2026.6.11).

다주택 중과의 역설은 이번에도 반복되고 있습니다. 주택 수에 페널티를 주면 보유자는 수를 줄이는 대신 가장 좋은 한 채에 자금을 모읍니다. 그 결과 상급지 가격은 더 단단해지고, 시장의 양극화는 한 단계 더 진행됩니다. 2018~2021년에 봤던 패턴과 방향이 같습니다.
다주택자의 선택지 — 셈법의 틀만 정리하면
지금 다주택자가 고를 수 있는 길은 크게 셋입니다.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물건과 사람마다 다르니, 판단의 틀만 정리하겠습니다.

- 보유(버티기) — 변수는 7월 말로 예고된 세제개편안입니다. 보유세 인상과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가 거론되는데, 보유 비용이 올라가는 개편이라면 버티기의 손익이 달라집니다. 다만 모두 미확정 사안입니다. 최근 가짜 ‘부동산 종합대책’ 지라시에 정부가 수사 의뢰까지 한 만큼, 확정 발표 전 루머로 의사결정하는 건 금물입니다.
- 매도 — 중과를 안고 파는 만큼, 차익이 작거나 향후 경쟁력이 떨어지는 물건부터 검토하는 게 순서입니다. 비조정지역 물건은 중과 대상이 아니라는 점도 함께 보세요.
- 증여 — 중과 회피 수단으로 증여가 늘어나는 것도 반복되는 패턴입니다. 다만 증여취득세와 이월과세 규정이 얽혀 있어 단순 비교로는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이 영역은 세무사와의 개별 시뮬레이션이 필수입니다.
실수요자라면 — 지금 가격의 ‘표본’을 의심할 것
무주택자나 갈아타기 수요자에게 지금 장세에서 중요한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지금 호가는 매물이 귀해진 시장이 만든 가격이라는 점입니다. 거래량이 3분의 1 줄어든 시장의 신고가는 표본이 얇습니다.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매물이 돌아오면 조정될 여지가 있으니, 추격 매수보다는 한국부동산원 통계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으로 실제 체결 가격을 확인하며 움직이는 편이 안전합니다. 둘째, 대출 환경이 동시에 조여지고 있습니다. 지난 글에서 다룬 전세대출 3중 규제 검토처럼 금융 규제가 줄줄이 대기 중이라 자금 계획은 보수적으로 짜야 하고, 매매 대신 전월세로 버티는 선택이라면 전월세 전환율 계산법으로 조건의 유불리부터 따져보시기 바랍니다.
감정평가사의 시각 — 거래 없는 시장의 가격은 ‘추정치’다
마지막으로, 글 첫머리의 질문으로 돌아가겠습니다. 거래 없이 오른 가격, 믿어도 되는가.
감정평가에서 시세를 판단하는 기본 도구는 거래사례비교법입니다. 비슷한 물건이 실제로 얼마에 거래됐는지 사례를 모아 비교하는 방식인데, 이 방법의 신뢰도는 전적으로 표본의 양과 질에 달려 있습니다. 거래가 32% 줄어든 시장은 평가자 입장에서 표본이 부족한 시장이고, 이런 시장에서는 세 가지를 반드시 걸러서 봅니다. 사례 수가 충분한지, 절세 급매나 특수관계인 거래 같은 특수 동기가 섞이지 않았는지, 그리고 호가와 실제 체결가의 간격이 얼마나 벌어져 있는지입니다.
지금 시장은 이 세 가지 필터에 모두 걸립니다. 신고가 한두 건이 단지 전체의 시세처럼 보도되지만, 표본이 얇은 시장의 최고가는 시세라기보다 추정치의 상단에 가깝습니다. 반대로 매물 잠김이 만든 상승 압력 자체는 실재합니다. 잠긴 매물은 사라진 물량이 아니라 세제개편안, 보유세 고지서, 금리 같은 트리거를 기다리는 대기 물량이고, 트리거가 어느 쪽으로 당겨지느냐에 따라 가격은 위로도 아래로도 출렁일 수 있는 구간입니다. 그래서 결론은 방향을 맞히는 게 아니라 폭을 견디는 쪽입니다. 어떤 결정이든 가격이 10~15% 움직여도 계획이 무너지지 않는지부터 점검하시기 바랍니다. 정비사업 구역 물건이라면 시세 외에 권리가액과 분담금 변수가 하나 더 얹히고, 사업 단계별 리스크는 재개발·재건축 절차 총정리에서 다룬 그대로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7월 세제개편안이 발표되는 대로, 보유세와 양도세가 시나리오별로 실제 세부담을 얼마나 바꾸는지 계산해 보겠습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개별 사안에 대한 투자·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관할 사업시행자 및 전문가의 확인을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