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해도 집값 안 떨어지는 이유 (동탄·기흥·구리)

먼저 결론부터 말씀드립니다. 2026년 6월 30일 동탄·기흥·구리에 내려진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으로 이 세 곳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 기대한다면, 번지수가 틀렸습니다. 토허제는 집값을 끌어내리는 장치가 아니라, 거래를 얼리고 수요를 옆과 뒤로 미루는 장치이기 때문입니다. 왜 그렇게 단언하는지, 데이터로 하나씩 풀어 보겠습니다.

1. 6월 30일, 무슨 일이 있었나

이날 경기도는 화성시 동탄구, 용인시 기흥구, 구리시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고, 같은 날 국토교통부는 같은 세 곳을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으로 묶었습니다. 두 칼이 한 세트로 나온 셈입니다.

  • 대상: 토지 전체가 아니라 ‘5층 이상 아파트’만 묶은 핀셋 규제(기흥 81.64㎢·동탄 55.52㎢·구리 33.34㎢, 합계 170.5㎢).
  • 시기: 대출 규제는 7월 1일, 토허제는 7월 5일부터 2027년 12월 말까지 약 1년 6개월 한시.
  • 효과: 무주택자 주택담보대출비율(LTV) 40% 제한, 허가 시 2년 실거주 의무 → 전세 낀 갭투자 사실상 차단.

대상이 된 이유는 분명합니다. 동탄은 올해 아파트값이 11.38% 올라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고, 구리는 7.87%, 기흥은 6.21% 올랐습니다(한국부동산원, 6월 22일 기준). 지난해 2025년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과 경기 12곳이 묶이자, 규제를 비켜난 이 세 곳으로 매수세가 옮겨붙은 ‘풍선효과’의 결과입니다.

2. 토허제의 정체 — 가격이 아니라 ‘거래’를 얼린다

여기서 통념을 깨야 합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의 1차 효과는 가격 하락이 아니라 거래량 급감입니다. 시간 축으로 끊어 보면 작동 방식이 더 선명합니다.

단기 — 거래절벽과 ‘매물 잠김’

실거주 의무로 살 사람은 줄지만, 팔 이유가 없는 보유자가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호가는 오히려 버팁니다. 2025년 강남 재지정 직후 송파 매물이 17%대 급감했던 장면이 그대로 참고가 됩니다. 거래는 얼지만 가격표는 잘 내려오지 않는, ‘거래절벽 속 보합’ 국면입니다.

중기 — 풍선효과

억눌린 수요는 사라지지 않고 규제가 없는 옆으로 흐릅니다. 동탄이 묶이면 오산·평택으로, 구리가 묶이면 남양주·하남으로 번질 공산이 큽니다. 바로 지난해 풍선이 이 세 곳을 만들었으니, 같은 일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장기 — 한시 규제의 역설

이번 규제는 2027년 말 만료 예정입니다. 만료가 다가올수록 “풀리면 오른다”는 기대가 형성돼 반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반도체·교통망이라는 근본 호재가 살아 있는 한, 토허제는 가격을 낮추기보다 상승의 속도와 시점을 미루는 장치에 가깝습니다.

3. 문재인 정부가 이미 보여준 결말

[표1] 토지거래허가제 비교 — 문재인 정부 vs 2026.6.30 (정리: 광명집닷컴 크자연구소장)

설계는 분명히 진화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토허제는 2020년 잠실·삼성·대치·청담 약 305곳에 ‘모든 토지’를 무기한 묶는 방식이었던 반면, 이번은 구·시 단위로 넓히되 대상을 아파트로 좁히고 기간도 못 박았습니다. 그러나 결말은 같은 패턴을 가리킵니다. 강남권 토허제를 4년간 분석한 연구에서 가격 억제효과는 시행 2~4년차에 최고치(-11.1%)를 찍은 뒤 약해졌고, 성수동(+26.86%)·반포동(+8.92%)으로 풍선효과가 번졌습니다(양지영, 2026). 게다가 2025년 잠실 일대 토허제를 풀자 호가가 단숨에 뛰어, 한 달여 만에 재지정해야 했습니다. 토허제 단독으로는 가격을 못 낮추고, 풍선효과는 따라오며, 풀면 반등한다는 세 가지가 이미 데이터로 증명됐습니다.

4. 그렇다면 진짜 변수는 무엇인가 — 돈의 양과 대출규제

“문재인 정부 때도 실패했으니 이번도 실패”라는 말은 절반만 맞습니다. 환경이 달라졌기 때문인데, 그 핵심은 흔히 말하는 ‘유동성’을 두 갈래로 나눠야 보입니다.

[표2] 거시환경 대조 — 문재인 정부기 vs 현재 (정리: 광명집닷컴 크자연구소장)

돈의 ‘값’인 금리는 2.5%로 정상화됐습니다(2026년 1월 동결). 문재인 정부기의 0.5% 초저금리와는 다릅니다. 그런데 돈의 ‘양’은 정반대입니다. 광의통화(M2)는 2026년 4월 약 4,154조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증가세가 오히려 확대됐으며, 은행 가계대출도 5월 21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늘며 재가속 중입니다. ‘돈이 많이 풀려 집값이 오른다’는 통념은 바로 이 통화량·신용 데이터로 뒷받침됩니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기와의 진짜 차이는 ‘유동성이 말랐다’가 아니라,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과 스트레스 DSR 3단계(2025년 7월)처럼 대출규제가 훨씬 촘촘해졌다는 점 하나로 좁혀집니다. 이번 토허제의 가수요 차단을 떠받치는 것도 유동성 위축이 아니라 이 대출규제입니다. 뒤집어 말하면, 돈의 양이 이만큼 풍부한 한 억눌린 수요는 사라지지 않고 어딘가로 되돌아온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5. 결론 — 토허제는 ‘시간을 버는 카드’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집값을 낮추는 무기가 아니라, 폭주하는 매수세에 잠깐 제동을 거는 시간 벌기 카드다. 성패는 그 시간에 무엇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

집값의 방향을 실제로 가르는 변수는 토허제 자체가 아니라 세 가지입니다. 첫째 금리의 방향, 둘째 대출규제(DSR)를 얼마나 오래 촘촘하게 유지하느냐, 셋째 풍선이 옮겨갈 인접지를 정부가 얼마나 빨리 따라잡느냐. 여기에 돈의 양(M2)이 사상 최대인 환경이 겹치면, 결론은 하나로 모입니다. 눌린 수요는 옆 동네에서, 또는 2027년 말 만료와 함께 되돌아올 연료를 쥐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번 규제의 성패는 ‘버는 시간’ 동안 공급을 늘리느냐에 달렸다고 봅니다. 앞서 본 연구도 “규제로 확보한 2~4년의 안정기를 도심 정비사업·역세권 고밀 개발 같은 실질 공급의 골든타임으로 써야 한다”고 못 박았습니다(양지영, 2026). 공급이 따라오지 않으면 규제 효과는 만료와 함께 증발하고, 우리는 또 한 번 ‘다음 풍선’을 쫓게 될 것입니다. 만약 인접지 거래가 끝내 잠잠하고 만료를 앞두고도 매수 기대가 살아나지 않는다면, 그때는 이 진단을 버리겠습니다. 다만 지금까지의 데이터는 그 반대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풍선효과가 향할 인접지(남양주·오산·평택)를 거래량·입주물량으로 짚어 보겠습니다.

※ 면책: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투자·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규제 내용과 시세·금리는 시점에 따라 바뀌므로 구체적 사안은 관할 지자체와 전문가의 확인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작성 기준 2026년 6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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