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평가사가 정리한 은마 재건축 — 분담금을 좌우하는 건 ‘공사비와 비례율’이다

23년을 끌어온 은마가 드디어 ‘8부 능선’을 넘었다. 서울시와 강남구는 2026년 7월 2일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냈다. 뉴스는 벌써 “분담금이 얼마나 오르나”로 시끄럽다. 그러나 감정평가 실무자로서 먼저 짚어야 할 것은 따로 있다. 이 인가가 곧 ‘내 자산이 얼마인가’를 정하는 감정평가의 출발 신호라는 점이다. 이 글은 그 계산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그리고 분담금을 실제로 좌우하는 변수가 무엇인지 정리한다.

30년을 돌아온 은마, 이제 ‘8부 능선’

은마의 재건축 시계는 1996년부터 돌기 시작했다. 2003년 추진위원회 승인과 예비안전진단, 2010년 안전진단 통과(D등급)를 거쳤지만 ‘최고 35층’ 규제와 조합 내분·소송으로 20년 넘게 표류했다. 물꼬가 트인 것은 2023년 정비구역 지정과 조합설립인가다. 이후 2025년 11월 정비계획 변경 고시, 2026년 2월 통합심의를 지나 이번 사업시행인가에 이르렀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1996년부터 2028년 착공까지 주요 절차를 담은 연혁 타임라인

이번 인가로 나올 단지는 기존 14층·3,021가구(용적률 204%)에서 최고 49층·29개 동·5,850가구로 바뀐다. 착공 목표는 2028년이다. 속도도 눈에 띈다. 정비계획 변경 고시에서 사업시행인가까지 통상 1년 7개월 걸리던 절차를, ‘신속통합기획 시즌2’로 약 7개월 만에 통과했다. 하루 앞서 잠실주공5단지도 같은 단계를 지나며 강남 재건축이 속도전에 들어섰다.

다만 시공사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과거 추진위 시절 삼성물산·(구)LG건설 컨소시엄이 거론됐지만, 2023년 조합 설립 이후의 시공사 선정과 공사비 협상이 남은 핵심 과제다. 관건은 시공사가 ‘누구냐’보다 ‘평당 공사비를 얼마로 확정하느냐’다. 이 대목은 뒤에서 분담금과 직결된다.

‘8부 능선’이라는 표현이 중요하다. 재건축은 크게 조합설립 → 사업시행인가 → 관리처분계획 → 이주·철거 → 착공·준공으로 흐른다. 사업시행인가는 사업의 뼈대(규모·설계)가 확정되는 단계다. 그리고 바로 다음 관문인 관리처분계획에서 조합원 각자의 손익이 확정된다.

사업시행인가가 왜 결정적 분기점인가

일반 매체는 이 시점을 ‘이제 곧 새 아파트’로 읽는다. 그러나 감정평가 관점에서 이 고시일은 ‘내 자산의 값을 매기는 기준일’이라는 훨씬 구체적인 의미를 갖는다.

다음 단계인 관리처분계획을 짜려면 종전자산(지금 내가 가진 낡은 아파트)과 종후자산(새로 지을 아파트)을 각각 감정평가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종전자산 평가의 기준시점이 바로 사업시행계획인가 고시일로 법에 못 박혀 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74조는 관리처분계획에 ‘사업시행계획인가 고시가 있은 날을 기준으로 한 가격’을 담도록 규정한다. 같은 법 제72조는 분양신청을 통지할 때 ‘고시일 기준 종전자산평가액’과 ‘분담금 추산액’을 알리도록 한다.

정리하면, 오늘 고시된 이 날짜의 시세로 내 몫의 뼈대가 고정된다. 이후 집값이 더 오르든 내리든, 조합원 간 상대적 지분을 정하는 기준은 이 시점으로 묶인다. 그래서 감정평가사는 이 인가를 ‘새 아파트의 시작’이 아니라 ‘자산 산정의 시작’으로 본다.

내 몫은 이렇게 정해진다 — 종전자산·비례율·권리가액·분담금

조합원의 최종 손익은 결국 네 개의 단어로 요약된다. 하나씩 살펴본다.

① 종전자산평가액 — 지금 내가 가진 은마 한 채(대지지분+건물)를 감정평가한 금액이다.

② 비례율 — 사업 전체의 남는 장사 정도를 나타내는 비율로, ‘(총분양수입 − 총사업비) ÷ 종전자산 총액’으로 구한다. 100%보다 높으면 사업성이 좋다는 뜻이다.

③ 권리가액 — 종전자산평가액에 비례율을 곱한 값, 즉 내가 실제로 인정받는 자산가치다.

④ 분담금 — 새 아파트 조합원분양가에서 권리가액을 뺀, 내가 추가로 내야 하는 돈이다.

종전자산평가에 비례율을 곱해 권리가액과 분담금을 산출하는 재건축 계산 흐름도

가상의 숫자로 계산해 본다(은마 실제 값이 아닌 이해용 예시다). 내 종전자산평가액이 15억 원, 비례율이 100%라면 권리가액은 15억 원이다. 새 아파트(전용 84㎡) 조합원분양가가 20억 원이라면 분담금은 20억 − 15억 = 5억 원이 된다. 여기까지는 단순하다. 문제는 이 계산의 열쇠인 비례율이 고정값이 아니라는 데 있다.

공사비가 오르면 내 분담금은 왜 튀는가

비례율을 다시 보면 분모가 종전자산 총액, 분자가 ‘총분양수입 − 총사업비’다. 여기서 총사업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공사비다. 즉 공사비가 오르면 분자가 줄고, 비례율이 떨어지고, 권리가액이 깎이고, 그만큼 분담금이 늘어난다. 이 연쇄가 재건축 분담금의 핵심 원리다.

은마는 이 문제가 특히 크다. 보도에 따르면 은마의 평당 공사비 추정치는 2023년 대비 약 32.9% 뛰었다. 게다가 기존 3,021가구에서 5,850가구로 늘지만 상당수가 조합원 몫이라 일반분양으로 메울 수 있는 여력이 크지 않다. 늘어난 공사비를 조합원이 더 많이 떠안는 구조라, 충격이 그대로 분담금으로 전가된다.

공사비 상승률에 따른 비례율 하락과 분담금 증가를 보여주는 민감도 그래프

앞의 예시 모델(종전자산평가액 15억, 조합원분양가 20억, 베이스라인 비례율 100%)로 공사비 구간별 민감도를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공사비 변동비례율권리가액분담금베이스 대비
그대로(+0%)100.0%15.00억5.00억
+10%88.8%13.31억6.69억+1.69억
+15%83.1%12.47억7.53억+2.53억
+20%77.5%11.62억8.38억+3.38억
+25%71.9%10.78억9.22억+4.22억
+30%66.2%9.94억10.06억+5.06억
+32.9%
(은마 추정)
63.0%9.45억10.55억+5.55억
+40%55.0%8.25억11.75억+6.75억

※ 구조를 보여주기 위한 예시 모델이며 은마의 실제 값이 아니다. 실제 비례율·분담금은 관리처분계획 인가 때 확정된다.

표가 말하는 것은 분명하다. 종전자산평가액은 15억으로 고정인데, 공사비가 오르는 만큼 비례율이 무너지며 분담금이 계단식으로 불어난다. 은마의 실제 상승률(+32.9%)을 대입하면 분담금은 베이스라인의 2배가 넘는 10.55억이다. 그래서 조합원이 진짜 지켜봐야 할 숫자는 ‘내 집이 몇 억으로 평가됐나’가 아니라 ‘공사비 본계약과 비례율이 어디서 확정되나’다.

“은마 분담금 O억” 기사, 이렇게 읽어야 한다

지금 쏟아지는 ‘은마 분담금 O억’ 숫자는 대부분 추정치다. 앞의 계산식을 보면 이유가 분명하다. 분담금이 확정되려면 종전자산평가액도, 조합원분양가도, 공사비도 나와야 하는데 이 값들은 아직 확정 전이다. 참고로 재공람 당시 조합원분양가는 전용 84㎡ 약 27억대로 거론됐지만, 이 역시 공사비 협상과 관리처분 과정에서 다시 움직일 수 있다. 실제 숫자가 확정되는 시점은 다음 단계인 관리처분계획 인가다.

여기에 재건축초과이익환수(재초환) 같은 제도 변수까지 얽힌다. 특히 재초환은 최근 폐지·완화 논의가 다시 불붙은 큰 변수다. 이 부분은 별도의 글에서 따로 다룬다. 정리하면, 분담금 기사는 숫자 그 자체보다 그 숫자의 ‘유효기간’과 ‘전제’를 먼저 봐야 한다. 지금 숫자는 관리처분 전까지 언제든 바뀔 수 있는 잠정치다.

지금 은마를 사면 조합원이 될 수 있나 — 현금청산이라는 함정

매수를 고민한다면 분담금보다 먼저 확인할 것이 있다. 지금 사면 애초에 조합원이 될 수 있느냐다. 강남 대치동은 투기과열지구이고,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39조 제2항은 투기과열지구의 재건축은 조합설립인가 후 부동산을 양수한 자는 조합원이 될 수 없다고 정한다(재개발은 관리처분계획인가 후가 기준). 은마는 2023년에 이미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즉 원칙적으로 그 이후 매수자는 조합원 지위를 승계받지 못하고 현금청산 대상이 된다.

현금청산이 되면 새 아파트 분양권이 아니라 종전자산 감정평가액을 현금으로 받고 나가야 한다. 그 청산액은 시장 호가보다 낮게 잡히는 경우가 많아, 시세대로 주고 산 매수자에게는 손실로 돌아올 수 있다. ‘입주권을 노리고 산다’는 전제 자체가 무너지는 것이다.

물론 예외는 있다. 도정법 시행령 제37조는 양도인에게 투기 목적이 없다고 볼 만한 사유가 있으면 승계를 허용한다. 대표적으로 1세대 1주택자로서 10년 이상 보유하고 5년 이상 거주한 사람의 양도, 상속·이혼에 따른 양도, 조합설립인가일부터 3년 이상 사업시행인가 신청이 없었고 3년 이상 소유한 사람의 양도 등이다. 결국 지금 은마 매물은 이런 예외요건을 갖춘 매물이거나, 아니면 현금청산 대상이라는 뜻이다. 매수 전에 매도인이 예외요건을 충족하는지, 조합원 지위 승계가 되는 매물인지를 조합과 계약서 단계에서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조합원·매수자가 지금 봐야 할 것

조합원이라면 앞으로 나올 종전자산 감정평가 결과(특히 내 동·호 라인)공사비 본계약·비례율 확정치를 가장 눈여겨봐야 한다. 그다음 조합원분양 신청, 관리처분 인가, 이주·철거, 2028년 착공으로 이어지는 일정을 확인하면 된다.

매수가 가능한 매물(앞서 말한 예외요건을 갖춰 조합원 지위가 승계되는 경우)이라면, 숫자는 이렇게 세워야 한다. 현재 은마 시세는 전용 76㎡가 대략 36억~38억, 84㎡가 40억 안팎이다(2026년 상반기, 규제 여파로 고점 대비 조정). 여기에 앞으로 낼 분담금(수억~10억대, 미확정)을 더한 것이 총투입이다. 이 총투입을 준공 후 예상 시세와 비교해야 한다. 인근 신축인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가 40.5억 선(2026년 4월)에서 거래되는 점이 미래 가치의 대략적 기준이 된다.

결론은 분명하다. 지금 은마를 산다는 것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분담금을 떠안는다는 뜻이고, 그 분담금은 공사비 하나로 수억이 왔다 갔다 한다. 시장 프리미엄에는 이 ‘공사비발 분담금 증가’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추정치가 흔들릴 여지까지 함께 계산하는 것이 안전마진을 지키는 길이다.

다음 글에서는 이번에 짧게만 언급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재초환)’가 은마 같은 단지의 분담금에 실제로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 최근 폐지 논의와 함께 따로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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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출처)


[참고]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개별 사안에 대한 투자·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본문의 민감도 수치는 구조를 설명하기 위한 예시 모델이며 은마의 실제 값이 아닙니다. 종전자산평가액·비례율·분담금은 사업 진행에 따라 확정·변동되므로, 구체적인 사안은 관할 조합·구청 및 감정평가·세무 전문가의 확인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시세·수치는 2026년 7월 3일 기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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